[Cover Story] "발전소 운영 노하우 '공격 수출'…글로벌 에너지 리더 될 것"

입력 2017-03-02 16:58  

한국수력원자력
닻 올린 이관섭호

약점 개선하고 강점 극대화
작년 부패 방지·청렴도 최우수…부채비율도 114%까지 낮춰

플랜트·운영정비기술 본격 수출…체코 원전 수주전도 승산 있어

국민 이해·호감도 높인다
SNS 등 다양한 채널로 소통…지역 중기와 동반성장 노력도



[ 오형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은 안팎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확보를 위한 입법 절차 지연, 법원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 취소 판결 등은 국내 원전사업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서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8년간 뚝 끊긴 신규 원전사업 진출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 도시바의 원전사업 철수 등 기회 요인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향후 한국 원전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관섭 ‘형님 리더십’ 발휘될까

한수원은 지난해 11월15일 제8대 이관섭 사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 사장은 1961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 산업정책실장 등을 거쳐 2014년 7월부터 작년 8월까지 1차관을 역임했다.

산업부에서 이 사장은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대표적인 ‘형님’으로 통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품으로 공직사회에서 두루 신망도 높다. 이 사장이 지난해 8월 차관직에서 물러나면서 남긴 “권력이 정부에서 여의도로 가 버렸다”는 발언은 정책 현장의 큰 흐름을 날카롭게 꼬집어 관가에서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한수원의 경영 실적에 대해 “급변하는 글로벌 원자력 생태계 변화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한수원은 매출 11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3조8000억원을 거두면서 부채비율을 114%까지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더 탄탄하게 했다.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패·비리 문제도 대폭 개선했다.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의 부패 방지평가 및 청렴도 평가에서 최우수 공공기관으로 선정됐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4년 만에 B등급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발전량과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세계 최초 ‘3세대 원전’ 신고리 3호기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신고리 3호기의 가동으로 한국은 25기의 원전을 보유하게 됐다. 또 지난해 UAE와 바라카 원전에 대한 6억달러 규모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해 발전사업 수출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전 안전 인식 제고 원년”

‘이관섭호(號)’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원자력 안전 인식 제고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이 사장은 지난달 12일 “올해를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제대로 전달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경주 지진과 영화 ‘판도라’ 상영 등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염려하는 분이 많아졌다”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서는 원전의 신규 건설 등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원전 인근 주민뿐 아니라 국민의 원전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것은 지속가능한 원전산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안전한 원전 운영과 재난 대응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전 정지, 지진 같은 자연재해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사전에 발생 가능한 문제를 분류하고,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정립해 일회성 처방이 아니라 체계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과 관련해 이 사장은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입증할 자료를 조만간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서울행정법원은 원전 근처 주민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낸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983년 첫 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의 설비 용량은 68만㎾ 정도다. 이 사장은 “월성 1호기의 전력 생산량은 전체의 2%가량에 불과하지만 액수로 보면 연간 2000억원이 넘어 결코 적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른 발전소의 상황에 따라 가동 정지가 전력 수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우려스럽게 본다”고 설명했다.

“체코 원전 수주 자신 있다”

글로벌 원전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도 한수원에 주어진 과제다. 이 사장은 “국내 원전 사업을 공고하는 한편, 원전 해체기술 등을 조속히 확보해 글로벌 원전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UAE 원전 운영지원 계약에 이어 올해는 발전소 운영과 관련된 구매나 품질관리 등 분야로도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UAE 외에도 동유럽, 남아공 등에 플랜트 및 운영정비기술 수출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해체도 한수원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이 사장은 “2021년까지 원전 해체기술 확보에 주력해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가올 체코 원전 수주전에 대해선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체코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2년까지 총 1GW(기가와트) 규모 원전을 확충한다. 2025년 신규 원전 1호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은 자본력이 뛰어나고, 러시아는 체코 등에 원전을 지은 경험이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체코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는 점, 중국은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프랑스 아레바가 핀란드 원전 건설 지연으로 발목이 잡혀 있고, 일본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 인수로 인한 부채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한수원 측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과 SNS 등으로 소통 강화

이 사장은 국민·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뜻도 밝혔다. 그는 평소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지역사회와 지역기업의 성장을 돕는 등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수원은 우선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한수원의 경영 현황과 발전소 운영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게 공개할 것”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트렌디한 양방향 소통채널을 활용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함으로써 원자력 사업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와 호감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기술 이전 등 지역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한수원이 국내 에너지산업의 리더로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될 뿐 아니라 존경받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의 따뜻한 응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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